저자 앙드레 지드

출판사 문예출판사

앙드레 지드는 저자 서문에서 문학이 몹시도 인공적 기교와 따분한 냄새를 풍기던 시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엄격한 청교도 집안에서 자라난 지드의 반발이 청년 시절 아프리카 여행을 계기로 폭발한 책이 <지상의 양식>이 아닐까 한다.

가상의 제자 ‘나타니엘’과 가상의 스승 ‘메날크’에게 아프리카, 유럽 곳곳을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기록한 메모들을 토대로 일기, 에세이, 시, 연설문까지, 그냥 막 나오는대로 쓴 자유로운 편지 형식을 띄고 있으며 아름답고 과격하다.

아프리카 대지에서 밟는 흙냄새처럼 종교 윤리에서 벗어난 강렬한 생명력을 추구하는 삶, 살아있는 순간과 욕망에 충실하라는 메세지를 화염처럼 토하는 이책은 그당시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10년 동안 500부 밖에 팔리지 못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후 다음 전후세대를 통해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며 지금까지 명작의 반열에 올라있지만, 요즘 세대들이 읽기에는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질중심주의에 길들여진 세대들이 읽기에는 너무 고전적이며 과다한 정신적 사색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 같은 분들이 읽기에는 딱 맞춤하지 않을까? 새벽 5시에 성모 마리아에게 가족의 평화를 위한 기도로 하루를 열고 옥상과 짚앞 화단의 식물에 물을 주며 대화하는 어머니에게 <지상의 양식>은 한문장 한문장이 친구처럼 다가올 것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