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초엽

출판사 허블

오랜만에 균형 잡힌 참신한 과학 소설집을 읽었다.

김초엽 작가는 과학을 전공하면서 SF단편과 중편 소설을 의욕적으로 쓰고 있으며, 이 작품은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으로 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과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눈이 번쩍 띄일 만한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스펙트럼>, <감정의 물성>,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공생가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렇게 7편의 소설은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문학적 상상력을 덧입히고 있지만, 그 비중이 놀라운 균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너무 허무맹랑하지도 않고, 너무 감상적이지도 않아 흡인력있게 술술 넘어간다.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유전자 공학, 미래의 행성,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우주선, 우주 조종사, 딥 프리징 공법, 죽음 이후, 유토피아 등,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지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현장감 있는 과학 소재로 그려냈지만, 깊이는 만만치 않다.

특히 소수자(여성, 장애인, 미혼모,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시각이 돋보인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류애란 무엇인가? 차별을 없애고 옳은 것을 지키려면 인류의 삶이 어떻게 지속 가능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