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명식
출판사 나무를심는사람들
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에서 모티브를 따온 철학 이야기로,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괴물 사이에 플라톤이 등장한다. 괴물은 흉측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살해의 위협을 피해 혼자 숨어 사는 처지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멸시하고 핍박하는 인간들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창조주는 나를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끝없는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게 방치하는가? 끝없는 질문에 시달리고 플라톤 영감과 설전을 펼치면서, 자신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 박사에 대한 복수극을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마치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 사회 구조와 나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며, 풀리지 않는 존재의 이유보다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게 유용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조심스럽게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철학적인 사고를 허용하는 사회였다면 이책이 반가왔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어릴때부터 교육, 입시 경쟁, 취업, 결혼,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끊임없이 시달리는 마당에, 철학하는 것이 무슨 허울좋은 답이 될 수 있을까? 초중고 교육에 철학을 접할 기회는 아예 없고, 나 또한 철학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으며 철학은 이미 오래전에 소수의 전유물이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저자 문명식은 이책을 끝으로 짧은 나이에 생을 마치기 전까지, 청소년을 위한 철학 교육에 전 생애를 투자한 듯 보인다. 어릴때부터 자라온 철학적 사고의 중요함과 이땅에 철학이 바로 서, 따뜻함과 정의가 숨을 쉬는 세상을 간절하게 원했던 듯 하다. 보이지 않게 살다간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