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고명
출판사 좋은습관연구소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의 가장 절실한 소망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존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이 눈을 끌었다.
이 책의 부제는 <어느 젊은 번역가의 생존 습관>이다. 저자는 번역가가 되고 싶어 영문과에 들어갔고 대기업에 시험을 쳐 떨어진 뒤 망설임없이 번역가의 길을 택한다. 10년 넘게 번역 일을 하면서 얻은 수확은, 인터넷을 검색할 때 초기에는 자신의 이름이 칼국수의 재료로 소개되었으나, 지금은 김고명 번역이라는 저서들이 소개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대번역가의 꿈이 있다 포부를 밝힐 때 김고명 저자는 참 유쾌하고 스마트한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글쓰기를 좋아하고 번역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도 웬만큼 좋아하지 않고서는 번역하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된다. 번역에 입문하는 길이 좁고 프리랜서라 항상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으며, 어느 정도 이름이 나기 전까지 경제적인 궁핍을 감수해야 하고,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책은 저자가 어떻게 하면 번역을 잘 할 수 있을까 보다는, 10년 동안 번역일을 유지할 수 있었던 습관에 촛점을 맞추어 쓴 글이라 참 실용적이다. 메모하는 습관, 규칙적인 문장 수업, 잡학 지식 넓히기, 아낌없이 버리기, 체력 다지기, 보험 드는 법까지 저자의 깨알같은 꿀팁들이 쏠쏠하고, 글을 열심히 써왔던 내공이 느껴져 글맛, 읽을 맛이 난다. 어느 분야건 성실하고 꾸준한 습관이 대가를 키운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에 아직도 수입은 그럭저럭이며 맞벌이 하는 부인이 돈을 더 많이 벌기 때문에 유지가 가능하다는 고백에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아 하고 싶은 번역 일을 할 수 있다고 고백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세상에는 열심히 하면서도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럴땐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좋아하는 일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릴텐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