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글쓴이 중앙자살예방센터
출판사 트러스트북스
이 책을 추천하기 전 망설임이 있었다. 자살한 사람들의 유가족이 쓴 수기모음집이라 너무나 마음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성장률 최상위를 기록하며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서점가는 자기계발서 열풍으로 들끓고 있는데, 국민들이 느끼는 (특히 청소년들이 느끼는)행복지수는 최하위, 자살률 1위라는 통계가 입증하듯,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든 일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자살자들의 유가족 수기를 공모하여 엮어낸 책이라는데, 왕따의 후유증과 우울증으로 인한 청소년의 자살, 생활고로 인한 가장의 자살…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처럼 느껴졌다. 언젠가 나와 가난한 내 가족들이 겪었을만한, 지금도 겪고 있는,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할지도 모르는 고단한 삶의 고통이 가슴에 맺혀 비명을 지르느라 다음 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살할 용기로 삶을 택하라는 말은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삶을 택하는 것보다 천배 만배 어려울 것임을 감지해야 한다.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며 내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과 외로움으로 몸부림칠 때, 적어도 우리는 그 곁에 있어줄 수 있는 단 한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