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병섭
출판사 양철북
개성 만점 여고생 5명과 인기 만점 국어선생님이 단편소설을 읽고 토론하며, 그들의 응어리와 고민을 치유하는 독서토론 방과 후 수업이야기.
언뜻 평범하고 밝은 사춘기 문학 소녀들의 수업 같지만, 그들의 고민을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일상과 아픔이 거울처럼 적나라하게 들여다보여 마음이 착잡하고, 인문학이란 결국 문학을 통해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고 성장하게 하는 학문이라는 개념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부모의 이혼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받는 고통,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성폭력, 별거 아닌 문제로 집단 따돌림을 당해 학교생활이 힘들어져 자살까지 결심한다…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닌, 이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라 생각하며, 이 책임감에서 자유로운 어른이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선생님의 역할이 빛나는 것 같다. 텍스트를 정하여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고민하도록 판을 깔아준 선생님의 치밀한 전략이 돋보이고, 그것을 발판으로 생각의 힘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의 기지를 열렬히 응원하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청소년 교과과정에서 인문학과 철학이 으뜸이 되고 서열경쟁을 없애면, 아이들의 극단적인 선택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꾸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