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상

출판사 다온길

이상의 글은 난해하고 읽다보면 짜증이 난다.

아무리 천재라지만 <날개>,<오감도>부터 제목도 생소한 <봉별기>, <종생기>, <환시기>같은 작품을 대하다 보면, 독서가 아니라 암호문을 해독하는 것처럼 까다롭게 느껴져, 머리도 지끈지끈 아프고 내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작품에는 거역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렇게 쓰고 싶어서 쓴 게 아닌, 그렇게 까다롭게 쓸 수 밖에 없었던 절망감과 깨진 유리같은 극도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백부의 집에 입양되었던 외로운 어린시절, 식민지 조국이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폐결핵으로 인한 육신의 고통, 극도로 쇠약한 육체속에 갇힌 정신의 고단함, 극한 외로움과 절망…

그는 그것을 건축학 전공자답게 건축학 기호처럼, 오로지 자신만의 언어로써 문학에 투영시켰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언어는 전대미문의 발자국이 되어 남았던 것이다.

이상은 작품을 통해 우리 문학사에 획기적인 괴짜로 이름을 남겼지만, 시대가 품지 못하고 슬프게 살다 스러진 그의 생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