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결혼 기념일. 아내와 나는 일과를 마치고 케익을 하나 사서 귀가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모여, ‘생일 축하합니다”를 “결혼 축하합니다”로 바꿔서 노래 부르고 케익 위의 촛불을 ‘후우’ 불어서 껐다.

불을 켜자, 막내는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물 찾기 게임을 준비했다고 했다. 집 안 구석 구석에 보물 여섯 개를 숨겨 놓았으니 찾아 보라는 것이었다.

아이의 가방에서 하나, 책상 위에서 하나, 장난감 통 속에서 하나, 종이로 앙증맞게 접은 꽃들을 찾아냈다. 예쁜 종이 꽃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것에 감탄했다. 나머지 세 개는 찾기 힘들어서, 힌트를 줄 수 있는지 막내에게 물었다. 막내는 말했다.

“눈 앞에 보일 거예요!”

눈 앞에 보이는 세 아이들이 우리의 보물이었던 것이다. 아이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엄마 아빠가 자기를 ‘우리 보물’이라고 자주 불러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대답했다.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