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태지원
출판사 가나출판사
30대 후반의 주부이며 선생님인 저자, 태지원의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의 소개말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성격이 예민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 뭐든지 잘 해내고자 노력했으며,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남의 눈치를 의식할수록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았다.
힘든 대학 생활, 직장생활을 거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남편 직장 따라 중동에 와 살면서 코로나를 겪으며, 그 힘듦과 외로움이 극에 달했을 때, 나를 구원해 준 것은 소싯적부터 그림을 즐겨보는 습관이었다. 인터넷에 나의 힘든 심경과 거기에 걸맞는 그림을 올리는 일을 연재하였더니, 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은 위로를 받게 되었다며 호응을 해주었고,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의 영광을 거머쥐게 되어 책까지 내게 된 것이다.’
문명과 과학이 발달한 현대사회는 자본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았고, 자본의 혜택과 이익을 누리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고착화 되었는데, 여기서 떨어져 나간, 혹은 지쳐 자빠진 수많은 사람들에게, 왜 오랜 시절 명작이라 일컫는 그림이 위안이 되고 치료제가 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경쟁주의 사회는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되기 위해 얼마나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며, 모자라는 놈은 아예 숨 쉴 자격도 없는 취급을 받으니 말이다.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에 보상이 주어질 뿐, 행복에도 상대적 행복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인간이 느끼는 원초적인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은 샹태에서의 나를 직시하고 존재의 가치를 오롯이 느낄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저자 태지원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그림들은 눈부셨다.
사실 나는 그림 구경을 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중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단원 첫머리에 실린 흑백사진만 봐도 가슴이 콱 미어지게 설레였었기에, 나에게도 고민과 그림을 보고 싶은 욕구가 휴화산처럼 내재해 있었던 것 같다.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윌터 랭글리의 <슬픔은 끝이 없고>, 미켈란젤로의 <나르키소스>, 안니발레의 <콩 먹는 사람>, 프란스 할스의 <웃고있는 기사>, 에드워드 번존스의 <운명의 수레바퀴>등… 말해서 뭐하랴? 태지원의 아끼는 그림을 공유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이 시대의 상처 받고 소심하고 경쟁에 뒤진 약해빠진 사람들에게는…